NATALIA
CALDERÓN
Natalia Calderón is an artist whose practice explores line as an embodied and relational form. Working across drawing, print, textile, and video, she investigates how gestures, materials, and environments generate shifting spatial and political conditions.
Living and working in the cloud forest of Veracruz, her work is informed by the fluid and interdependent structures of fog, mountains, and rivers. These conditions shape her approach to image-making as a process of movement, repetition, and transformation rather than fixed representation.
Calderón’s work challenges the stability of form and medium, engaging processes of translation, displacement, and reconfiguration. Through these operations, her practice remains open, mutable, and continuously in the process of becoming.
Lines in Transit
Lines in Transit approaches the line not as a fixed form, but as a trace that moves, transforms, and emerges. In Natalia Calderón’s work, lines are not simply representational tools, but events generated through bodily movement, repetition, and contact with material.
These lines migrate across drawing, print, and video, continuously shifting their form and context. The exhibition brings together original works transported from Mexico alongside print-based works re-materialized in Korea from digital files. This coexistence of physical transfer and mediated translation reflects “transit” not only as a conceptual theme, but also as a condition of production and display.
Rather than representing forms, lines function as a minimal language that reveals invisible movements and relations. The exhibition presents a body of work shaped through processes of movement, translation, and re-materialization.
&K Gallery
2026. 5. 2 – 6. 28
Opening: 2026. 5. 2 (토) 오후 3시

TO BEFOG, TO BE MOUNTAIN, TO BERIVER
Drawing on paper Variable dimensions | 2025

W H E R E T H E W A T E R S M I G R A T E T O
Natural pigments on fabric
Collective work carried out at SPIA | 2024

이동하는 선들
나탈리아 칼데론의 작업은 ‘선을 그린다’는 행위에서 출발하지만, 그 선은 결코 종이에 머물지 않는다. 선은 신체에서 발생하고, 물질을 거쳐 이동하며, 매체를 통과해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난다. 이번 전시 〈이동하는 선들〉은 바로 그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주제로 삼는다.
이 전시에 포함된 퍼포먼스 영상 Plaques Sísmiques에서 선은 신체의 움직임과 직접적으로 결속되어 있다. 몸의 균형, 압력, 반복되는 제스처 속에서 선은 즉각적으로 생성되며, 이는 표현이라기보다 사건에 가깝다. 여기서 선은 이미 완결된 형상이 아니라, 발생하고 사라지는 흔적이며, 움직임의 잔여물이다. 이 초기의 퍼포먼스는 이후 드로잉과 프린트 작업으로 이어지는 칼데론의 작업 세계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드로잉 연작 To Be Fog, To Be Mountain, To Be River에서 선은 더 이상 단일한 제스처가 아니라, 축적되고 겹쳐지며 밀도를 형성한다. 안개, 산, 강이라는 제목은 구체적인 풍경을 지시하기보다는, 형태가 고정되지 않은 상태를 암시한다. 선은 사물을 묘사하지 않고, 흐름과 응집, 분산과 침전을 반복하며 자연의 상태를 닮아간다. 이때 드로잉은 자연을 재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연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과정이 된다.
In-di-scipli-na-te 연작에서 칼데론은 활자와 드로잉을 결합한다. 규율과 질서를 상징하는 타이포그래피는 분절되고 재배치되며, 드로잉과 충돌한다. 여기서 선은 언어의 경계를 침범하고, 의미 전달의 도구였던 기호는 점차 물질적 흔적으로 전환된다. 이 작업은 칼데론의 선이 단지 조형적 요소가 아니라, 지식과 사고의 체계 자체를 흔드는 장치임을 보여준다.
Riot Songs 연작에서는 선의 반복이 더욱 밀도 높은 리듬으로 나타난다. 아마테 종이 위에 그려진 잉크의 선들은 노래처럼 반복되며, 개별 선보다 집합적 울림을 형성한다. 여기서 ‘폭동’이라는 제목은 외부의 정치적 사건을 직접적으로 지시하기보다는, 선들이 만들어내는 내적 진동과 긴장 상태를 가리킨다. 이 작업에서 선은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축적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다.
한편 Contemporary Gem 연작에서 선은 스탬프라는 기계적 방식으로 전환된다. 반복적으로 찍힌 흔적들은 손의 제스처를 지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다른 차원의 신체성을 드러낸다. 투명한 트레이싱 페이퍼 위에 겹쳐진 흔적들은 완결된 이미지를 만들기보다, 계속해서 어긋나고 미끄러지는 관계를 생성한다. 여기서 선은 개인의 표현을 넘어, 시간과 행위가 남긴 잔상으로 작동한다.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작업이 프린트라는 방식으로 다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멕시코에서 생성된 선들은 파일의 형태로 이동해 한국에서 출력되고 설치된다. 이 과정에서 선은 더 이상 특정 장소나 신체에 고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칼데론의 작업은, 이동과 전사, 재배치를 통해서도 그 개념적 긴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동하는 선들〉은 단순히 선을 주제로 한 전시가 아니다. 이 전시는 선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이동하며, 어떻게 다른 물질과 맥락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궤적이다. 나탈리아 칼데론에게 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형상이 아니라 관계다. 이 전시는 그 관계가 이동하는 순간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포착한다.
